안전성 확보없이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고능력 젖소의 체세포복제를 규탄한다

 

생명공학 관련 연구와 개발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기술수준이 세계 기술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경희의료원의 인간 배아복제 실험, 농진청의 유전자변형 작물 개발에 이어 황우석 교수팀의 복제 젖소 출산에 의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생물공학연구실 황우석 교수팀은 체세포복제를 통해 우유생산량이 3배 증가하고 내병성 및 성장률이 우수하다는 송아지를 출산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하였다. 황교수팀은 체세포복제 송아지 출산 성공은 세계 첨단기술분야로서 동물의 체세포복제로는 세계에서 5번째, 젖소로서는 첫 번째 성과라며, 여타의 생명공학기술 개발자들과 같이 체세포복제 기술은 식량증산, 난치병치료, 동물을 이용한 인간장기 생산 등으로 인류에 공헌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황교수팀과 생명공학기술 개발자들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생명복제를 비롯한 생명공학기술은 인위적 조작에 의해 생명체 자체가 갖는 고유의 특질을 변화시키는 것으로서 현 상태에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예측하지 못한 위험의 발생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한다. 더구나 국내의 경우 생명공학의 위험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장치가 전무한 상태이며, 동물의 체세포복제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상황은 다를 것이 없다. 생명조작의 허용 및 규제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 조차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렇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실험이 자행된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세계 몇번째 개발 운운하며 우리나라 생명공학 기술의 개가라고 들떠있기 보다는 동물복제가 가져올 부정적인 측면도 차분히 따져보며, 안전성 확보 방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황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실험은 우수한 형질을 갖는 동물을 대량으로 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수한 형질이란 인간에게 유용한 정도로만 평가되는 것으로 인간의 인위적 개입으로 우량종만이 과잉공급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질병치료가 목적인 경우에 한해서 소량의 복제만을 허용하는 외국과 달리,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언급도 하지 않은채 3년 이내에 복제된 고능력 젖소 및 한우를 2000두 이상 전국 농가에 대량 보급할 것이라는 황교수팀의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생명공학분야의 신기술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위험성과 안전성, 윤리적·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장치가 전혀 없는 국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도 생명공학에 대한 공공논의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생명체 조작에 대한 허용기준과 법적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생명안전·윤리 연대모임은 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송아지 출산성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정부와 과학자들은 일방적으로 상업적 목적을 위해 체세포복제를 통한 동물의 대량복제를 더 이상 시도해서는 안된다.

둘째, 생물다양성을 감소를 가져올 유전능력이 우수한 종자만을 대량 생산하고자 하는 체세포복제 기술은 무분별하게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셋째, 생명복제의 위험성과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과학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인간 및 동물을 대상으로 한 생명복제연구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넷째, 정부는 생명공학의 육성보다 우선적으로 생명공학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법적 규제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1999년 2월 20일

생명안전·윤리 연대모임

경실련 환경정의시민연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그린훼밀리운동연합,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연합, 불교인권위원회,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 모임, 참여연대 과학기술민주화를위한모임, 청년생태주의자 KEY,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인권환경위원회, 환경운동연합